스마트폰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보편화되면서 종이책을 들고있는 사람을 보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설레는 바람이 불어오는 따스한 봄날, 전자책보다는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읽으며 잊고있던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을 갖는건 어떨까요? 감성 가득한 글 뿐만 아니라 귀여운 일러스트가 가득한 책, <1cm+> 입니다.


제목처럼, 이 책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1cm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랍니다. 말라버린 감성을 찾아주는 1cm, 세상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 주는 1cm, 남자와 여자의 사랑 혹은 이별을 만들어 주는 1cm, 그리고 늙지 않는 어른이 될 수 있는 꿈을 꾸게 해 주는 1cm... 책을 펴는 동시에 독자는 나만의 잃어버린 그 무엇의 1cm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사랑이든, 꿈이든, 추억이든, 감성이든.


<1cm+> 는 한 번 펼치면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읽어야 하는 소설도, 복잡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짤막한 글귀나 이야기로 구성된 에세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책상에 꽂아두고 휴식이 필요할 때 한 두장씩 읽으면 좋은 책입니다.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고 그날 그날 딱 책을 펴고 바로 펼쳐지는 페이지의 글귀를 읽는 것도 좋습니다. 그만큼 책의 한장 한장이 힐링이 되는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비 오는 날에 짚신, 햇볕 쨍쨍한 날에 우산까지 팔아치울 것 같은 TV 홈쇼핑에서도 배울 수 있는 몇 가지가 있다.


"품질은 명품 가방 못지않습니다. 진짜 송아지 가죽 같은 부드러운 이 질감!"

어떤 것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한 팩 더해서 최대 혜택, 오늘밖에 없습니다! 지금 전화 주세요!"

지금 순간에 집중하자는 다르마 적인 태도.

"아, 베이지 품절! 품절입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교훈.

"반품은 일주일 이내에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누구나 잘못된 선택을 하며, 그것을 만회할 기회 또한 있다는 증거.


홈쇼핑 채널 안에서도 인생 철학이 있었다


<1cm+, p.30 채널 13번의 철학 中>


위 내용은, <1cm+> 의 '채널 13번의 철학'이라는 글인데요.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텔레비전, 그 중에서도 홈쇼핑 채널에서조차 인생 철학을 찾을 수 있다는 부분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도 홈쇼핑의 판매 문구에서 하나 하나의 인생의 철학을 발견할 수 있다는게 신선한 발상의 전환으로 다가옵니다.


누군가는 TV홈쇼핑을 갖고 싶었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서 그 날 하루종일 기분 좋은 상태로 보낼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이렇게 판매 문구 하나하나에서 인생의 철학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점. 같은 사물과 같은 현상을 접하면서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너무나 다르게 다가오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1cm+> 는 교훈적인 이야기나 명언 뿐만 아니라, 사랑에 빠진 남녀의 이야기, 남녀의 특성에 관한 부분도 다루고 있는데요. 심장이 반토막 나 버린 것 같다는 이별한 여자에게 따뜻한 일러스트로 위로를 해 주기도 하고, 너무나도 다른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남자가 생각하는 드라마 분류법과 여자가 생각하는 드라마 분류볍 등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또 서로에게 플러스가 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연애 라이프를 위해 읽어두거나 새겨두면 좋을 팁 같은 부분을 감성적인 글귀와 귀여운 일러스트로 함께 만나볼 수 있어서 연애 중인 남녀나 짝사랑중인 분들, 썸을 타고 있는 분들에게도 꽤 큰 감정이입을 불러올 듯한 느낌이 듭니다.


이 책의 특징으로 감성적이면서도 독특한 글귀와 귀여운 일러스트도 있겠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독자의 참여를 직접 유도한다는 점도 있답니다. 예를 들어, 어느 페이지에는 '이 페이지는 특수 잉크로 제작되어 실내등이 아닌 태양광을 10분간 쪼이면 글씨가 나타납니다' 라고 적혀있어요. (p.202)


로토미는 정말 이 내용을 찰싹같이 믿고 '와, 신기하네!' 하면서 창가에 가서 창문을 열고 햇빛을 계속해서 쬐고 있었는데요. 10분이 지나도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혹시? 하고 뒷 페이지를 넘겨봤더니 '이제 햇빛을 충분히 쪼이셨나요?' 라는 글귀와 햇빛의 소중함, 비타민 D와 기분전환에 대한 기분좋은 글귀가 적혀 있더라구요. 너무 재미있고 즐거운 발상이라 혼자 한참을 웃었답니다. 


또 퀴즈를 내고 정답은 몇 페이지에, 이런 식으로 책에서 페이지를 입체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부분도 군데군데 마련해놓아서 독자로 하여금 능동적인 독서를 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 점 또한 이 책의 매력적인 한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


지친 오후, 피곤하고 지루한 날들. 그 날들 속에서 가끔은 <1cm+> 로 지쳐있는 여러분의 감성에게 물을 주세요. 때로는 카페인 가득한 커피 한 잔 보다, 단 두 줄의 글귀가 지친 여러분에게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가방, 학교 사물함, 사무실 서랍 속. 장소는 상관 없습니다.


내 손이 닿는 어딘가에 두고 가끔씩 한장, 두장씩 넘겨보세요. 마음에 드는 부분을 따라서 한번 써보는 것도 좋을겁니다. 스마트 폰, 태블릿 PC가 아닌 책의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 사각사각 하며 마음에 드는 글귀가 종이에 쓰여지는 소리. 그 소리들이 이 봄날, 여러분에게 새로운 감성을 충전해 줄 거라 생각이 듭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