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1초를 다투는 초경쟁 사회! 대한민국은 바쁘다. 연령에 상관없이 바쁘다. 30.40대의 직장인 85%가 겪는 소진 증후군(Burnout Syndrome)으로 무기력과 짜증을 느끼고 20대 때만해도 챙겨먹지 않던 각종 건강보조식품까지 애써 찾아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그러다 주말이 오면, 주중에 너무 바쁜 나머지 챙기지 못했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우리 부부는 물론 홈쇼핑 사람들도 역시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밤낮과 주중, 주중 구분 없이 살고 있다. 그러고 보면 홈쇼핑은 부지런한 한국인을 닮았다.하루 24시간 중 20시간을 `날(生)방송’으로 깨어있고 딱 4시간만 `재방송’으로 잠을 청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홈쇼핑 건물 내에 위치한 24시간 편의점은 언제나 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시간을 잘 활용하는 홈쇼핑 



“종료시간이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 구성 마지막입니다!” 


“주문을 조금만 서둘러 주세요!” 


“매진임박! 매진! 매진입니다!” 



때로는 호들갑스럽고 판매에 급급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방송종료 시간이 다가오면 많은 시청자가 구매결정을 내리기 때문에 실시간 주문상황을 중계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오는 멘트이기도 한 것이다.



시청하는 시점은 각기 다르지만 결정하는 구간은 어느 정도의 패턴을 이루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방송 종료 직전’이다. 필자도 쇼핑 시간의 압박에선 똑같이 심장이 두근두근한다. 정말 원하는 상품이 매진이 되면 어쩌나 조마조마한 마음을 갖게 되고 온 몸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시간 안에 쇼핑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초조불안 증세를 보이다가 “띠링띠링!” 스마트폰에 결제확인 문자가 오면 어깨근육이 이완되고 속에 뭉쳐있던 한숨이 입 밖으로 자연스레 터져 나온다. 


고객이 구매 결제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계산해보면 불과 전화기를 들고 나서 3분 남짓이다. 불과 몇 분만에 엄청난 주문이 쇄도하고 결제가 되는 것이다. 상품의 흥망성쇠가 결정되는 홈쇼핑 사람들은 시간을 잘게 쪼개서 효율적으로 쓰기 때문에 1분의 가치를 크게 생각한다. 그래서 탄생한 개념이 바로 `분(分)당 주문액’인데 이를 기준으로 매출 효율을 관리하는 홈쇼핑에선 한달, 하루라는 개념보다는 1분에 더 몰입한다. 



시간은 '금'


 


수많은 자기관리 서적을 살펴보면 시간관리에 대한 소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허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홈쇼핑에서 피부로 느끼게 된다. 일례로 우리 부부는 1분에 1억5천 만원의 매출을 올린 적이 있다. 300만원대의 욕실상품이었다. 대기록이 나온 것이다. 만약 이 1분을 2분, 3분, 4… 10분 정도만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0분에 15억이 된다. 홈쇼핑은 시간이 가격으로 변환되는 살아있는 현장인 셈이다. 물론 상품의 가격과 가치에 따라 이런 시간의 효율은 차이가 있다.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1분을 가치 있게 쓴다면 그 가치는 완전히 다른 가격으로 매겨질 것이다. 



인생(人生)에서 시간 잘 쓰는 방법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는 "우리에게 삶을 허용하는 시간은 매 순간 줄어들고 있다.” 라고 했다. 세 단어가 순차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삶, 시간, 순간. 거꾸로 해보자 순간, 시간, 삶. `순간’이란 단어에서 잠시 멈추어 본다. `순간’의 합이 `시간’이 되는 것처럼 1분의 합이 1시간이 되고 그 시간의 합이 하루, 일주일, 한달, 일년이 된다. 그리고 삶이 된다. 결국, 순간이 아름다우면 인생이 윤택해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잠도 잘 못 자고 열심히 일하는 현대인 그리고 홈쇼핑 사람들… 야근에 이른 출근에 참 피곤하다. 이 마당에 1분까지 들먹여 더 피곤해 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순간의 힘’이 갖고 있는 삶의 의미를 통해, 소진이 아닌 생산적인 인생의 시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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