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의 진정한 노포, 석산정

 


요즘 가수 마마무의 화사가 혼자 곱창을 먹는 모습이 방송에 나가 곱창에 대한 인기가 늘고 있는데요. 방송에서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곱창의 모습에 곱창구이는 아니지만 평소 즐겨가던 곱창전골 집이 생각나서 침을 닦고 서둘러 나갈 채비를 했습니다.


을지로 3가와 4가역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대로변이 아닌 ‘이런 곳에 가게가 있을까?’ 싶은 한 골목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저 멀리 한자로 ‘석산정’이라 적힌 간판만이 이곳이 맞다고 조용히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을지로는 특유의 분위기를 살린 새로운 가게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곳은 60여년의 세월을 이어온 노포로 을지로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80년대의 인테리어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나무로 된 의자, 돌로 만든 식탁 등 그때의 분위기를 지금까지 잘 유지해온 덕에 석산정만의 분위기가 느껴질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이곳에는 사실 가장 큰 특징이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가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거대한 돌덩어리입니다.





이 돌덩이는 1대 사장님이 이 가게를 열 때 직접 운반해서 놓은 것이라고 하는데요. 들어가자마자 중앙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이 돌덩이 덕분에 석산정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직원분이 메뉴판과 함께 정갈한 반찬을 가져다주십니다. 시원한 백김치부터 시작해서 장조림, 오이소박이, 애호박무침과 샐러드가 나왔는데요.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전골뿐만 아니라 고기류와 식사류 등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가장 유명한 곱창전골을 주문하고 추가로 우동사리와, 볶음밥을 먹기로 합니다.

 




전골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계란을 셀프로 구워 먹을 수 있는 곳이 있어 기호에 맞게 계란을 구워봤는데요. 이런 요소가 또 하나의 재미가 되는 것 같습니다.

 





녹진한 육수가 매력적인 석산정 곱창전골



냄비 가득 푸짐하게 담겨 나온 비주얼이 절로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듭니다. 칼칼해 보이는 빨간 국물다양한 종류의 버섯, 떡과 우동사리 그리고 잔뜩 올라간 쑥갓이 보입니다.





직원분께서 오셔서 먹기 좋게 재료들을 잘라주시는데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빨리 끓기만을 기다리는 것뿐...




  

보글보글 끓었으니 이제는 먹어볼 차례. 가장 먼저 국물을 한 입 떠먹어봅니다. 칼칼하지만 맵지 않고 간도 적당했으며 무엇보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아 좋았습니다. 또한 이 집만의 매력인 녹진한 육수는 맛의 깊이를 잡아주어 무게감 있는 맛을 선사해줍니다.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푸짐한 양



그다음에는 잘 익은 버섯을 먹어 봤는데요. 목이버섯,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다양한 버섯이 들어가 있어 골라 먹는 맛이 있으며, 육수에 잘 익은 버섯의 담백한 맛이 좋은 스타트를 끊어 줍니다. 다른 재료에 묻혀 곱창이 잘 보이지 않지만 재료들을 걷어내면 푸짐한 양의 곱창이 들어가 있는데요. 곱창 안에 고소한 곱도 가득 차있고 내장 부속도 알차게 들어있어 모자람 없이 먹을 수 있었습니다.


 

 


곱창전골의 하이라이트는 우동사리와 볶음밥



전골을 먹을 때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우동사리와 볶음밥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모든 걸 먹어줘야 ‘아, 제대로 먹었다’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저만 그런가요?! 오래도록 끓인 육수를 잘 흡수한 통통한 우동면발을 후루룩 먹을 땐 참 기분이 좋죠. 배가 불러도 볶음밥만큼은 또 포기할 수 없습니다. 다 먹고 나서 눌어붙은 누룽지는 또 긁어먹어줘야 제맛이죠.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곳인 맛큼 맛에도 묵진한 세월이 느껴집니다. 육수부터 들어있는 재료까지 먹고 나면 속도 마음도 든든해지는데요. 밤의 선선한 온도가 기분 좋은 요즘, 을지의 특유의 분위기가 느꺼지는 ‘석산정’에 앉아 곱창전골에 소주 한잔 기울여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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