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조용한 골목 어귀에 위치해 있는 곤로


연남동에는 정말 다양한 맛집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연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골목골목에도 정말 많은 음식점이 있죠. 종류 또한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런 메인 골목을 조금 더 벗어나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은 식당이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야끼니꾸를 전문적으로 하는 곤로입니다. 그럼 오늘의 메뉴는 야끼니꾸 인가요?’라고 물으면 그건 아닙니다. 이곳에 오게 된 사정은 이렇습니다.

 





연남동에 모츠나베를 잘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나노하나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석! 친절한 직원은 두 가지의 선택지를 주었습니다. 근처에 있는 같은 가게 2호점과 건너편 골목 끝에 있는 곤로라는 곳에서 똑같은 모츠나베를 맛볼 수 있다고 말이죠. ‘나노하나를 갈까 하다가 곤로라는 곳이 이곳 사장님이 내신 새로운 가게라는 말을 듣고 왠지 더 끌리는 마음에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매력적인 분위기와 친절함이 가득한 곳


조심스레 들어간 식당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저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자리를 대부분 차 있었지만, 정신없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더 좋았어요. 입구에 있으니 친절한 직원이 인원수를 묻고 자리를 안내해줍니다.

 





일식당은 정말 많지만, 이곳은 현지의 느낌을 정말 잘 살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디테일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분위기가 정말 일본에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음식의 맛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또한 맛을 느끼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메뉴판을 가져다주시는데 직접 손으로 적은 메뉴판이라 정감이 갑니다. 야끼니꾸 전문점이라서 살짝 흔들렸지만 원래 목적이 모츠나베였기 때문에, 모츠나베를 주문해 봅니다. 모츠나베만 시키면 또 정 없으니, 사이드인 명란밥도 추가합니다.


 



바 자리에 앉으면 오픈 키친이라 고기를 써는 모습과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옆에 있는 손님이 야끼니꾸를 먹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에는 저걸 먹으러 와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기본 반찬과 함께 주문한 사이드 메뉴 명란밥이 먼저 나왔습니다.



 




반찬부터 일단 합격


소박하게 나온 기본 반찬. 사실 별 기대 없이 집어서 먹었는데 맛있습니다. 원래 음식점

에 가서 반찬을 먹어보면 이 집이 어느 정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죠? (저만 그런가요?) 반찬 하나하나의 맛이 보통이 아닙니다. 내공이 쌓인 맛이었습니다.

 




 

짭조름함과 고소함의 만남, 명란밥



사실 받고 조금 놀랐습니다. 양이 엄청 작더라고요. 그래서 쿨하게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주먹밥 크기 정도의 밥 위에 명란과 참기름이 살짝 둘러진 평범한 비주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을 젓가락으로 살살 비벼 한 입 먹으면 명란의 적당한 짭조름함과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자꾸 곱씹게 됩니다. 별거 아닌데 맛있는 맛. 다들 느낌 오시죠? (찡긋)

 




일단 비주얼만 봐도 마음이 풍족해지는 모츠나베



드디어 기다리던 모츠나베가 등장했습니다. , 이걸 먹기 위해 먼 길을 돌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많은 사람이 긴 기다림을 감수하면서 먹는 걸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모츠나베는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유명한데요. 한국식 곱창전골과 비슷한데 국물이 훨씬 더 맑고 담백한 게 특징입니다.

 





냄비 가득 각종 다양한 버섯과 양배추, 부추, 두부 그리고 가장 중요한 대창이 보기 좋게 나란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모츠나베가 끓으면 먹을 수 있기에,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고 기다려 봅니다.




 


모츠나베의 꽃, 대창



사실 모츠나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대창인데요. 눈으로 보기에도 싱싱해 보이는 대창은 끓기 시작하자 국물 속에서 익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냥 구워 먹어도 맛있는 대창, 국물 속에서도 과연 빛을 발할 수 있을까요?

 

 



끓기 시작하면 직원분이 와서 직접 그릇에 덜어주면서 먹는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감동)

다 먹고 나서 요청하면 을 추가로 준다고 알려주시더라고요. 마무리까지 완벽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담백한 국물과 신선한 재료가 만나다



가장 먼저 국물 맛을 봅니다. 일본 현지의 모츠나베가 종종 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약간 긴장했었는데요. 정말 다행히도 국물은 맑고 깊은 담백한 맛이 날 뿐 짜지 않더라고요. 신선한 재료와 함께 먹으니 그 맛은 더욱 빛을 발했습니다. 두부와 버섯 부추를 한 숟가락에 올려 입속으로 밀어 넣으면 부들부들하면서 버섯의 향이 퍼져나와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 이건 말이 필요 없는 맛


대창을 하나 짚었는데 괜히 떨리더라고요. 심호흡하고 국물에 적신 대창을 맛봤는데, ‘……….’.

뒷말을 그냥 생략하는 게 이 맛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맛이었습니다. 구워 먹는 곱창과는 또 다른 매력의 맛. 끓여 먹어도 고소함은 그대로 살아있고 담백한 국물과 함께 어우러져 느끼함보다는 그냥 끊임없이 먹고 싶은 맛이더라고요. 줄어드는 대창을 보며 흐르는 것은 눈물뿐.


 

 



이건 그냥 보통 이 아니다



모츠나베를 어느 정도 다 먹고 나서 조용히 손을 들어 직원에게 면을 요청합니다. 남은 국물을 불을 올려놓고 있으면 직원분이 추가 육수와 함께 면이 들은 통 하나를 줍니다. ‘하나도 그냥 주는 법이 없는 곤로. 사실 그냥 시중에 파는 면의 맛을 상상하면서 먹었는데, 직접 만든듯한 수제 면발의 맛이 났습니다. 자칫하면 특유의 밀가루 냄새가 날 수 있는데 그런 게 전혀 없고 식감이 예술이더군요. 마무리까지 이렇게 완벽하다니. 모츠나베 먹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오늘의 식사를 마무리했습니다.

 




계속되는 무더운 날씨라 시원한 것만 찾게 되는데, 오히려 속까지 든든한 음식을 먹으면 기력 보충이 돼서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동력이 되는 것 같아요! 시작부터 끝까지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곤로의 모츠나베. 올 주말은 모츠나베로 기력 보충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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